2023 부산국제사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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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 곳곳 '위기의 지구' 모습 담아낸 사진전…12명 작가들이 던진 '경고 메시지'

  • 날짜
    22-09-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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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Ⅱ’ 주제전, 자유전, 학생공모전 등 다양한 작품 전시…내년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특별전도 기획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지난해 이어 올해도 '위기에 처한 지구의 SOS 신호'에 응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전시하는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가 열렸다. 각종 환경문제로 위협받고 있는 지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에는 작가들이 시사하는 경고 메시지 또한 잘 녹여져 있다. 이 작품들은 28일~내달 26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F1963 석천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밖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펜데믹 사태 속에서 바라보는 현실을 투영한 사진 등 다양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 28일 막 올린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아픈 지구’ 체험의 장

28일 오후 2시 30분쯤 부산 수영구에 있는 특수선재 글로벌기업 고려제강이 설립한 복합문화공간 F1963 석천홀.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은 가족과 연인, 친구 또는 혼자서도 이곳을 방문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다. 특별하고 의미 있는 사진들을 보기 위해 여기에 모인 것이다. 전시장엔 세계 곳곳에서 인간의 무한한 욕심이 불러일으킨 환경파괴의 현장을 목격한 국내외 12명의 작가들이 지구의 위기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이들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2021 부산국제사진제가 올해 다섯 번째로 개최되고 있었다.

이번 사진제는 지구환경문제를 지적하는 작가의 작품이 포함된 주제전 등 다채로운 테마로 구성됐다. 주제전은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게 된 시대를 뜻하는 ‘인류세-Save Our planet’를 조명하기 위한 사진들로 구성돼 있다. 국내외 작가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위기의 지구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사진에 담아 낸 게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 지구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시각적 메시지가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묵시록 그 이후’라는 황규태의 작품에는 인간의 무한한 욕심에 뒤따르는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를 시사하고 있다.

주석 광산 채굴작업을 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성남훈의 작품도 환경파괴와 인권 문제를 동시에 파고 들었다.

또 극지대 멸종 동물, 방치된 폐건축물 등 세계 곳곳의 모습을 담아낸 한성필과 윤승준의 작품에는 끝없는 인간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표현돼 있다.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이번 사진전에선 이밖에도 다양한 의미를 담은 사진을 볼 수 있다.

한 사진 앞에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있다. 사진을 보니 주택가 풍경이 담겨 있다. 주택가 길거리엔 개미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공허하지만 주택가 창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만큼은 따뜻해 보인다.

우리는 모두 코로나 19라는 예상하지 못한 21세기 첫 번째 팬데믹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런 현 시점을 제대로 직시한 이 사진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부산국제사진제 최원락 위원장은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환경은 심각한 기후위기이자 기후재앙이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일상에서조차 기후변화의 위험을 체험하게 된 위기의 지구, 그 아슬아슬한 현재의 기록을 통해 기후변화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명의 지구를 살리는 것이 21세기 사진의 역할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이렇듯 이번 전시회는 ‘아픈 지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었다. 앞으로 우리가 위기의 지구를 극복하기 위해 할 일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 있는 물음표를 던지는 사진전이기도 하다.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 도시화 환경파괴 빚어낸 위기의 지구 '고발'…내년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특별전도 기획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사진제(BIPF, 위원장 백성욱)는 부산 수영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서 8월 28일~9월 26일 개최된다.

이번 사진전은 주제전, 부산작가초대전, 외국작가 초대전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주제전의 경우 환경 문제로 파괴되고 있는 위기의 지구 모습을 담아낸 작품들은 매우 인상적이다.

지난해와 같이 ‘인류세 Anthropocene II_See Our Planet’을 테마로 한 주제전 작품들은 미국·프랑스·멕시코·스위스·중국·독일·한국의 작가들이 참여했고,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지구가 보내는 적색 신호를 담고 있다.

Charles Xelot, Jamey Stillings, Lu Guang, Yao Lu, Luis Delgado-Qualtrough, Mario Del Curto, Tom Hegen, 황규태, 성남훈, 윤승준, 한성필, 정봉채 12명의 작가들이 환경문제와 연계한 위태로운 지구 모습을 바라본 저마다 시각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들은 인류의 탄생 이래 무분별한 자원개발과 낭비, 그리고 급속한 도시화에 뒤따르는 환경파괴가 빚어낸 지구의 변화를 심도있게 다뤘다.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이번 사진전에는 이밖에도 자유전, 학생공모전과 같은 다채로운 작품전이 전시돼 있다.

부산국제사진제는 정부 관계기관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기획됐다. 이 때문에 다른 국제사진제와 다른 강점이 있다. 사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부산 지역 작가들과 함께 국내외 유명작가를 초청해 전시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전문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행사는 드물 뿐 아니라 신선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제사진제는 부산 작가들이 기획해서 발전시키고 있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사진전에선 탄소중립시대에서 인류세라는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는 점도 의미가 크다"면서 "부산은 기록을 통해 해학도 가능한 도시다. 자연환경을 비롯해 역사도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다. 사진 장르를 부산 문화의 한 축으로 한번 만들어 볼 만큼 부산은 사진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사진제 조직위원회 백성욱 위원장은 "부산국제사진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부산지역의 사진 애호가들이 늘어나고, 민간 차원 국제 행사의 모범적 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며 지역사회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이번 사진제엔 부산시 등 많은 후원사들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부산의 자매결연 도시인 상하이 시민이 설립한 부산 기업 강화(주)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제4회 부산국제사진제 개최 당시 장기적 발전 MOU 체결을 하고 조직위원으로 참여해 온 강화(주) 곽은아 총괄대표는 "올해는 ‘한중 문화교류의 해’이고, 내년은 ‘한중수교 30주년’ 이자 부산·상하이 간 자매결연 29주년의 해이다"며 "사진제가 민간 문화 교류의 장이자 한중 양국 관계 발전에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가 육·해·공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환경이 좋다"면서 "그렇게 좋은 여건에 고부가가치의 콘텐츠가 입혀지면 도시재생, 관광수요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국제사진제 위원회는 강화(주)와 협력해 내년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전도 기획하고 있다.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2021년 제5회 부산국제사진제 전시 작품./부산=조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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